2008년 02월 06일
[만화] 허니와 클로버 - 네타無
그동안 항간에 떠도는 이름만 듣고 있다가, 친구가 ‘청춘예찬 반전묵시록’이라며 추천해주어서 읽어보았는데 과연 이 말에 모든 것이 들어가 있다고 봅니다(그렇다고 지독한 반전이 있는 것은 아니라서 제가 요약하기엔 ‘청춘기행록’정도지만).
허니와 클로버는 많고도 많은 이야기를 두서없이 ‘토해내는’ 만화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만화의 주제는 ‘청춘과 사랑’인 까닭입니다. 무엇인가를 향하여 질주하거나 혹은 뚜렷한 목적 없이 살아가다, 문득 자기를 되돌아보고, 끝없이 ‘진정한 자신’은 누구인지 갈등하면서 빚어지는 삶의 쌍곡선과 궤적들이 ‘청춘’이고 이것이 이 작품을 떠받치는 두 개의 굵은 기둥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아이에서 어른으로, 다시 어른에서 아이로, 또 다시 어른에서 아이로…정신없이 표류하고 방황하며 고뇌하는 그들은 수많은 나날을 스쳐 보내지요.
여기에 ‘사랑’이라는 주제까지 합세하다보니 정말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풋풋한 감수성의 소용돌이로 한없이 미끄러져 들어갑니다.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아직도 답이 나오지 못한 ‘사랑’이라는 거대한 주제 앞에서 그저 여리기만 한 그들이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요? 일방통행의 사랑, 나는 그를 한 없이 바라보지만 그는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는 안타까움, 나는 그를 진심으로 후원하고 있으나 나는 그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될 수 없다는 절망감,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의미 없는 것 아니냐는 자문에서 덮쳐오는 두려움…….
그러나 이토록 격렬한 감성의 흐름을 ‘일상 속에서’ 너무 역하지 않도록 침착하게, 담담하면서도 아름답게 풀어나간다는 것이 이 작품의 최대 장점입니다. 언뜻 보기에 플롯의 흐름이 정리되지 않고, 한방에 다가올 정도로 깨끗하지는 않으나 그것이야말로 작가의 최선이었으며 ‘청춘과 사랑’을 가장 효율적이면서도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인 듯싶습니다.
더욱이 각자 나름의 매력을 간직한 캐릭터들도 보는 이들을 즐겁게 하죠. 그런데 각자 자라온 성장 환경, 사연 및 타고난 재능만 차이가 날 뿐이지 제 눈에 그들은 궁극적으로 똑같은 사람들로 보였습니다. 애당초 소위 ‘캐릭터빨’로 밀고 나가려는 것도 아니고, 그들 하나하나의 내면과 감정의 줄기를 여과 없이 드러내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 작품이었으니까 각자의 뚜렷한 특징을 부각시키기 보단 그들의 공통된 인간적인 모습을 촬영해야 했을 것입니다. 그러면 그들은 어떤 사람들이냐고요? ‘약하디 약하면서도 강해지려는, 그러면서도 상대방에 대한 따스한 시선을 놓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지요. 끊임없는 충동과 감정 속에서 때로는 남을 다그치고, 화내고 싸우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자신을 끝없이 채찍질하는 게 그들이었습니다. 물론 그 끝에는 ‘진정한 자기 자신을 발견하여, 그것을 디딘 채 남을 사랑하는 것’이 놓여있고요.
개인적으로는 깔끔하면서 섬세한 그림체가 참 매력적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작가 분께서 천부적으로 소질이 있든지, 내지는 디자인 공부를 열심히 하신 것 같네요. 작품의 배경이 미대 인만큼, 미대의 낭만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적절한 표현법이 필요했을진대 저도 이 작품 읽고 ‘우와, 정말 멋지다…가고 싶다…미대…….’라고 생각했으니까요^^; (물론 현실은 다르지요. 항상 소설이나 영화, 만화가 저희를 이렇게 혼란스럽게 합니다. 예전에 드라마 카이스트가 유행했을 때만 생각하면…-.-;;;)
저는 이 작품을 보며 내내 저의 현실을 반추해보았습니다. 왜냐면 저야말로 방년 22세(큭-_ㅠ), 청춘의 한가운데 있는 사람이니까요(아마 중, 고등학생들도 이 만화를 재밌게 봤을 것 같은데 그때 읽고 느낀 감흥과 대학생이 되고나서 읽고 느낀 감흥은 꽤 클 것이라 사료됩니다). 저도 끊임없이 ‘어른이 되려는 아이’입니다. 어른스러운 부분도 있는 반면, 한없이 유치하고 어리광부리는 부분도 있지요. 끊임없이 전자를 추구하고 그것을 위해 노력하긴 하지만, 아직도 후자가 크다고 생각 합니다^^; 아, 정말 어른이 되기는 얼마나 힘든 일인지…진정으로 남을 이해하고 감싸줄 수 있고, 남을 나의 일부임을 온 마음으로 깨닫고 그것을 받아들이기가, 이 모든 것에 기반을 두어 생활을 펼쳐나갈 수 있기가…….
아무튼 아직도 청춘의 길목에 서 있는 분이라면, 혹은 청춘을 앞 둔 분이라면, 그것도 아니라면 다시금 청춘의 싱그러움을 맛보고 싶은 분이라면…거침없이 이 책을 집어 들기 바랍니다. 식빵 한가득 발라진 꿀과 그 안에 예쁘게 자리 잡은 네잎클로버가 여러분들의 손을 잡아줄 것입니다^^
Ps. 개인적으로 그림 하나 없는 리뷰는 끔찍하게 싫어하는데 저작권 때문에 어떨지……ㅠ.ㅠ
# by | 2008/02/06 15:12 | 日記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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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뭔가 본거는 없는데 들어본거 같긴하네요;;;하하;;;